주거침입죄, 집 안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처벌될 수 있을까? 공동현관 출입과 성립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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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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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결론
 

주거침입죄는 반드시 다른 사람의 집 안까지 들어가야 성립하는 범죄는 아닙니다. 아파트 공동현관이나 공용 계단에 들어가는 행위도 출입 경위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출입이 거주자의 의사에 반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방식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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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주거침입죄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파트 공동현관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빌라 계단을 통해 특정 세대의 현관 앞까지 이동하는 행동이 대표적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물에 잠시 들어간 것뿐이지만 법률적으로는 그보다 복잡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건물 관리자가 허락한 방법으로 출입했다면, 실제 방문 목적이 달랐다는 이유만으로 주거침입죄가 인정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출입자의 내심이나 거주자의 반대 의사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출입 당시 외부에 드러난 행동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1. 주거침입죄는 어떤 경우 성립할까?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2026년 10월 현재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법 제319조 현행 조문 확인

 

이 범죄에서 보호하는 것은 **'사실상 주거의 평온'**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외부인의 부당한 침입을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두 가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하나는 그 장소가 법률상 보호되는 공간인지이고, 다른 하나는 출입자가 그 공간의 평온을 해치는 방식으로 들어갔는지입니다.

 

예컨대 해당 장소에 거주하거나 관리할 법적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중요한 사정이지만, 그것만으로 주거침입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정당한 소유자라도 다른 사람이 사실상 점유하는 공간에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들어갔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공동현관과 계단도 주거침입에 해당할까?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의 공용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역시 주거침입죄에서 보호하는 주거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특정 세대의 현관문을 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범죄 성립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2년 1월 27일 선고 2021도15507 판결에서는 과거 교제하던 사람의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피고인이 심야에 이를 무단으로 입력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행위가 문제 됐습니다.

 

피고인은 공동현관을 통과해 피해자의 집 앞까지 올라간 뒤 현관 비밀번호를 여러 차례 눌렀습니다. 대법원은 공동출입문의 통제 방식과 출입 당시 두 사람의 관계, 방문 시간, 출입 경위 등을 살펴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과거에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현재의 출입 허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2021도15507 판결 원문 확인

 

그렇다면 공동현관에 도어락이 없다면 누구나 들어가도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4년 2월 15일 선고 2023도15164 판결에서는 별도의 도어락이나 경비원이 없는 빌라의 공용 계단에 반복적으로 들어간 행위가 문제 됐습니다. 대법원은 공동주택의 공간적 성격과 출입 통제를 알리는 표시, 방문 목적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침입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는 잠금장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로운 출입이 허용된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대법원 2023도15164 판결 원문 확인

 

3. 출입을 허락받았다면 처벌되지 않을까?

 

출입 동의가 있었다면 주거침입죄의 성립을 판단할 때 상당히 중요한 사정이 됩니다. 그러나 누가 허락했는지, 어떤 공간에 대해 허락했는지, 실제 출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동거주자 중 한 사람이 현실적으로 출입을 승낙하고 외부인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간 경우에는, 다른 거주자가 그 출입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침입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판단에서 구별해야 할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입 상황핵심 판단 기준법적 평가
공동현관 비밀번호 무단 입력출입 통제와 승낙 여부침입 인정 가능
입주자의 정상적인 출입 승낙실제 동의와 출입 방법성립이 어려울 수 있음
열린 빌라 계단으로 무단출입공간 성격·목적·통제 표시사정에 따라 판단
일반에 개방된 영업장 출입통상적인 출입 방식원칙적으로 침입 불인정
출입권한자가 정상적으로 출입공동 관리·점유 여부원칙적으로 침입 불인정
 

표에서 보듯 허락의 유무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공동주택은 거주자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특성이 있어 외부인의 출입을 누가 허용할 수 있는지도 문제 됩니다.

 

4. 범죄 목적을 숨기고 들어간 경우의 판단

 

방문 목적이 불순했다면 무조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출입 목적과 출입 행위 자체를 구별합니다.

 

2022년 3월 24일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은 음식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출입한 사안을 다뤘습니다.

 

피고인들은 음식점에서 특정인의 부적절한 요구 장면 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녹음·녹화 장치를 설치하거나 확인하기 위해 방실에 들어갔습니다. 쟁점은 영업주가 그 실제 목적을 알았더라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대법원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갔다면, 그러한 목적만으로 사실상의 평온을 해치는 침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7도18272 판결 원문 확인

 

이는 잘못된 목적을 가진 출입이라도 주거침입죄가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출입 이후의 다른 불법행위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입행위와 그 안에서 이루어진 행동의 형사책임은 구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5. 출입권한이 있는 사람도 주거침입죄가 될까?

 

건물에 들어갈 권한을 가진 사람이 범죄 목적으로 출입했을 때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업무상 출입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라면 그 권한의 범위와 관리관계를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 2023년 6월 29일 선고 2023도3351 판결에서는 사무실 출입용 스마트키를 교부받은 사람이 야간에 건물에 들어가 재물을 절취한 사안이 다뤄졌습니다.

 

피고인은 회사로부터 출입용 스마트키를 받았고 지문도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평소 여러 차례 출입해 왔으며, 문제가 된 날에도 스마트키를 사용해 통상적인 방식으로 사무실에 들어갔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서 피고인이 공동으로 관리·점유하는 사무실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고, 절도 목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건조물침입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 2023도3351 판결 원문 확인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출입권한이 있었던 사람이라도 이미 공동 관리관계에서 벗어났거나 사실상 출입 권한을 상실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현재 그 장소에 출입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6. 주거침입 미수와 퇴거불응죄의 구별

 

주거침입죄는 실제로 건물 안에 들어간 경우만 문제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22조는 주거침입죄가 포함된 장의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침입을 시도했으나 실제로 들어가지 못했더라도 실행에 착수했다고 인정된다면 미수범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2조 미수범 규정 확인

 

실행의 착수란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출입문 잠금장치를 부수거나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의 행동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순히 집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인종을 누르는 정도라면 사정에 따라 아직 실행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퇴거불응죄는 출입 당시부터 침입이 문제 되는 경우와 구별됩니다. 처음에는 적법하게 들어갔더라도 거주자나 관리자의 정당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않았다면 형법 제319조 제2항에 따른 퇴거불응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두 범죄의 차이는 출입 당시의 행위가 침입에 해당하는지, 이후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나가지 않았는지에 있습니다.

 

관련 Q&A

 

아파트 공동현관에 들어갔다가 바로 나와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나요?

 

A. 관련 문의 답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공동현관이 보호되는 주거공간에 해당하고 출입 방식이 주거의 평온을 침해했다면, 머문 시간이 짧거나 개별 세대 안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람이면 다시 출입해도 괜찮을까요?

 

A. 관련 문의 답변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비밀번호를 과거에 제공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현재의 출입 권한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입 당시의 관계와 승낙 여부, 장소의 관리 상태 등을 따져야 합니다.

 

건물에 들어간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A. 관련 문의 답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주거침입죄는 피해자가 현장에서 출입자를 직접 발견해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출입 사실과 방법, 그 당시의 객관적 상황을 통해 주거의 평온을 해쳤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주거침입죄에서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출입한 장소의 성격과 출입 방식입니다. 공동현관처럼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도 외부인의 무단출입이 통제되는 주거공간이라면 형사처벌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출입권한을 가진 사람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방문 목적이 부적절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거침입죄를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출입할 당시의 권한, 승낙, 통제 상태와 구체적인 행동을 구분해 살피는 것이 법률적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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