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고체연료 R&D 298억원, 우분이 전기·열로 바뀌기까지 필요한 조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298억원을 투입해 소의 분뇨인 우분을 고체연료로 만들고 발전소에서 전기·열 생산에 활용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합니다. 가축분뇨 수거, 연료 생산, 발전소 이용, 오염물질 저감 기술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연구가 시작됐다고 전국 축산농가의 분뇨가 곧바로 연료로 판매되거나 퇴비 문제가 즉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분 고체연료가 실제 대안이 되려면 연료를 만드는 기술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거량, 품질표준, 운송비, 발전소 수요와 대기오염 관리가 동시에 맞아야 합니다.
![]()
가축분뇨를 그대로 건조해 무분별하게 태우는 것과 품질기준을 갖춘 고체연료로 제조해 관리되는 연소시설에서 사용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연구개발은 수분과 불순물을 줄이고 일정한 발열량을 확보한 연료를 생산하며, 연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먼지·악취 등 오염물질을 줄이는 기술까지 함께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가축분뇨는 상당 부분 퇴비화되지만 농경지 면적 감소와 과잉 살포로 영양염류가 하천에 유입돼 녹조와 수질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고체연료화는 퇴비로 처리되는 물량 일부를 에너지 용도로 전환해 처리경로를 다변화하는 접근입니다. 그렇다고 퇴비화를 모두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지역별 농경지 수요와 축산밀도에 따라 적절한 비율을 정해야 합니다.
연료를 태우면 탄소와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합니다. 수거·건조·가공·운송에 쓰는 에너지, 기존 목재펠릿이나 화석연료를 얼마나 대체하는지, 연소재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 계산해야 순환경 효과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처리비 부담을 낮추거나 연료원료 공급에 따른 수익이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연구개발 착수만으로 농가별 구매가격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우분은 수분함량이 높고 모래·깔짚·이물질이 섞일 수 있어 그대로는 운송과 연료화가 어렵습니다. 농가에서 분리·보관하는 방식과 수거주기, 품질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집니다.
수거업체 입장에서는 일정 반경 안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운송비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농가가 분산돼 있거나 도로 접근성이 낮으면 원료가격보다 수거비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공동집하장, 지역 농축협, 분뇨처리시설과 연계한 공급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농가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분뇨에 흙·플라스틱·금속 등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우사 깔짚의 종류와 교체주기, 분뇨 발생량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향후 실증지역이나 원료공급 농가를 모집할 경우 이러한 데이터가 품질과 물량을 입증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발전소 보일러는 설계된 연료의 발열량, 수분, 회분, 입자크기에 맞춰 운영됩니다. 우분 고체연료의 특성이 기존 목재펠릿이나 석탄과 다르면 연료투입장치, 저장시설, 연소조건, 배출가스 처리설비를 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혼소 비율을 낮게 시작해 설비영향과 배출특성을 확인한 뒤 확대하는 실증과정이 필요합니다.
연료 품질이 매번 달라지면 보일러 효율이 떨어지고 슬래깅이나 부식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분함량, 저위발열량, 회분, 염소·황 성분, 중금속 등에 대한 표준과 검사체계가 중요합니다. 연료 생산업체가 품질을 보증하고 발전소가 입고검사를 수행하는 거래구조도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 발표는 수입 목재펠릿·칩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미활용 바이오매스를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수입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지, 공급이 계절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지, 발전소가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는 실증결과 이후 판단해야 합니다.
• 2026년에는 다부처 연구개발 착수와 세부과제 설계, 원료·연소 특성 분석이 중심이 됩니다.
![]()
• 초기 단계에서는 우분 수거와 전처리, 건조·성형, 악취와 오염물질 저감기술을 실험합니다.
• 중간 단계에서는 생산설비와 발전설비를 연계해 연료 품질과 혼소 가능성을 검증합니다.
• 실증 단계에서는 장기간 운전하면서 보일러 효율, 배출가스, 설비부식, 연소재 처리와 경제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 2029년 사업 종료 전에는 상용화 가능한 공정, 지역 공급망 모델, 품질기준과 제도개선 과제가 제시될 수 있습니다.
연구기간이 끝난다고 곧바로 전국 보급이 완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개발 성공 후에도 시설 인허가, 주민수용성, 연료기준, 발전사업자의 구매계약, 생산설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첫째, 우분 고체연료는 분뇨를 아무 처리 없이 소각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연료화와 오염저감 기술을 갖춘 관리체계가 전제됩니다.
둘째, 퇴비를 전부 없애는 정책도 아닙니다. 적정한 퇴비 수요는 유지하되 과잉 물량의 대체 처리경로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 재생에너지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탄소중립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원료수거부터 연소와 부산물 처리까지 전 과정 배출량을 비교해야 합니다.
이번 사업은 축산환경 문제와 수입연료 의존을 함께 해결하려는 장기 기술개발입니다. 앞으로는 실험실 성능보다 실제 농가와 발전소를 연결한 실증에서 비용과 환경기준을 충족하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